<발표 내용>

초록이라 불러 달라. 친구들과 함께하는 쓰없장(쓰레기 없는 장터)를 소개하겠다. 쓰없장은 현재 잠시 휴장 중이다. 날이 너무 더워서 농산물이 상하기도 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했고, 봄과 여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쓰없장 하며 달려왔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지.여.사. 지구 여자 사람을 뜻한다. 나도 엄마이고 쓰없장 같이 하는 사람들 모두 엄마이다. 엄마들이 아이 키우는 일 말고도 우리가 나서서 쓰레기 줄일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거리가 생겼다. 아마 이야기를 듣는 여러분도 나도 고민하던 것, 나도 하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편하게 들어주시길 바란다.

숙제를 내드렸다. 장 볼 때 더 이상 이 포장은 사고 싶지 않다! 싶은 것들이 무엇일까. 먹거리 장을 많이 보다 보니 먹거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다. 요즘 가장 사고 싶지 않은 것은 과일 완충재이다. 다른 분들 생각도 듣고 싶다.

이상아: 최근 마요네즈를 다 쓰고 소스통 가운데를 칼로 잘라 벌린 후 닦아냈다. 기름기가 묻어 있어서 세제로도 닦아서 버렸다. 소스통이 다 플라스틱에 담겨있어서 마음이 불편하고, 제대로 닦아 버려도 재활용 되는지 모르겠다.

형소정: 우동이 먹고 싶어서 우동재료를 샀는데 껍질 벗겨보니 그 안에 켜켜이 비닐과 플라스틱이 담겨 있다. 한 번 먹을 양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나온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동안 너무 생각 없이 소비하지 않았나. 한 끼를 먹기 위해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나오다니.

홍재희: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재활용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이라 생각되는 작은 소스통이다. 배달음식 시킬 때마다 작은 플라스틱 소스통이 여러 개 온다. 소스 필요 없다고 작성해도 올 때 있다. 많은 양이 모이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아이를 낳은 후, 2년 전쯤부터 쓰레기 문제로 심각했고 마음이 힘들어졌다. 쓰레기 버리는 게 일주일동안 해야 할 일이 됐다. 당시 한살림 생협에서 장을 많이 봤는데, 생협도 쓰레기가 많이 나왔다. 지난해 여름쯤 친구가 쓰레기 모아서 한살림에 전해주자고, 불필요한거 만들지 말자고 제안해보자고 했다. 한살림 껍데기는 가라! 2년 전쯤, 친구와 바다생각 모임을 하고 있었다. 인스타로 한 살림 쓰레기 모아서 보내달라는 공지를 했다. 한살림에게 꼭 건의하고 싶은 1가지도 편지로 써달라고 했다.

전국 각지에서 9명 정도 참여했고,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지지해준 분들도 많았다. 그때 모은 쓰레기들이 이 사진이다. 모인 것을 구분해서 무게 달았다. 가장 문제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비닐이었다. 한살림에서 보낸 영수증 뒤에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 본부에 투척하자고 했다. 지금은 ‘어택’ 문화가 잘 돼 있지만 2년 전에는 많지 않았다.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일까, 고민했고 당시 1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직접 찾아가지는 못했다. 과천에서 한 살림 조합원 중 한 명이 지역 단위를 넓혀나가며 회의 때 전달해보자고 했다. 과천에서 경기남부에서 본부로. 본부에서 전화도 왔다. 고치겠다는 구체적인 대답도 줬다. 그때 준 대답 중 개선된 것이 있다. 비닐포장 안에 종이를 덧붙이는 것 하지 말자고 했는데, 한살림 빵 중 종이트레이 없앤 것 있다. 아직 지켜지지 않은 것도 있다.

편지를 보내는 실무자는 굉장히 오래 걸릴 것이고 개선선 쉽지 않다고 말했지만 변명으로 들렸다. 그래서 더 크게 해보자 생각했다. 본부에 가서 기자회견도 했다. 그러나 성에 차지 않았다. 계속 쓰레기를 사야 하는 게 힘들었다.